오랫동안 골프에서는 장타자 소리를 들어왔다. 동반자들이 티샷 거리를 보고 놀라는 게 익숙했는데, 90.9kg에서 75.3kg까지 줄넘기로 체중을 줄인 뒤로는 그 반응이 사라졌다. 처음엔 살이 빠졌으니 파워도 좀 줄었나 보다 하고 넘겼다. 그런데 라운드를 거듭할수록 골프 비거리 감소 폭이 체중 차이만으로는 설명이 안 됐다. 원인을 찾다 보니, 무릎과 골반, 허리를 안 아프게 하려고 나도 모르게 바꿔온 스윙 동작이 캐스팅과 스쿠핑으로 굳어 있었다.
체중이 줄면 비거리도 준다는 건 알고 있었다
체중이 줄면 스윙 스피드가 어느 정도 줄어드는 건 각오하고 있었다. 예전에 인바디를 확인했을 때 골격근량 변화는 -0.3kg으로 거의 그대로였으니, 근육이 크게 빠진 것도 아니었다. 그래도 회전할 때 몸이 만들어내는 관성 자체가 줄었을 테니 그 정도는 받아들일 수 있었다. 그런데 막상 줄어든 비거리는 체중 감소분으로 계산해본 수치보다 훨씬 컸다. 뭔가 다른 이유가 있다는 뜻이었다.
무릎·골반·허리, 안 아프려고 바꾼 동작들
줄넘기를 하면서 무릎 통증 때문에 스포츠센터 GX룸에서 지하 스쿼시코트로 옮겼다고 앞서 쓴 적이 있는데, 그 무릎이 골프에서도 말썽이었다. 백스윙에서 하체를 크게 틀면 무릎이 시큰거리고, 다운스윙에서 골반을 빠르게 돌리면 허리 쪽에 뻐근함이 남았다. 아프지 않으려고 하체 회전을 줄이고, 대신 상체와 팔로 공을 맞히려는 습관이 어느새 자리를 잡고 있었다.

캐스팅이 뭐길래
쉽게 풀면, 다운스윙 초반에 손목의 꺾임(코킹)이 너무 빨리 풀리는 동작이다. 원래는 임팩트 직전까지 손목 각도를 유지하다가 마지막 순간에 풀어야 클럽헤드가 최고 속도로 공에 닿는다. 그런데 하체 회전이 줄어드니 팔과 손목으로 스윙을 대신 끌고 가려 하고, 그 과정에서 코킹이 일찍 풀려버린다. 결과적으로 클럽헤드 속도는 공에 닿기도 전에 이미 줄어들어 있다.

스쿠핑이 뭐길래
임팩트 순간 손목을 뒤로 젖혀서 공을 퍼올리듯 치는 동작이다. 하체가 버텨주지 못하니 몸이 임팩트 전에 미리 일어서듯 펴지고(얼리 익스텐션), 그렇게 부족해진 힘을 손으로라도 메우려다 손목이 젖혀진다. 로프트가 늘어나면서 공은 높이 뜨지만, 그만큼 볼 스피드는 떨어진다.


요즘 고쳐가고 있는 것들
레슨에서 영상으로 확인하고 나서야 내 스윙이 이렇게 변해 있었다는 걸 알았다. 완전히 고치진 못했지만 몇 가지는 바꾸는 중이다. 라운드 전 둔근과 고관절을 깨우는 웜업, 낼 수 있는 만큼만 정직하게 하체를 회전하는 연습, 거울과 영상으로 임팩트 자세를 주기적으로 확인하는 것, 통증이 심한 날은 무리해서 풀스윙하지 않는 것.

정리하며
이렇게 바꿔가고 있어도 비거리계에 찍히는 숫자는 아직 예전만큼 돌아오지 않았다. 몸을 지키는 것과 거리를 늘리는 것 사이에서 균형점을 계속 찾는 중이다. 살을 빼면 다 좋아질 줄 알았는데, 정작 문제는 체중이 아니라 통증을 피하려고 굳어버린 스윙 습관이었다는 걸 이번에 제대로 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