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9kg에서 75.3kg까지 내려오는 동안, 살이 빠지면 제일 먼저 고마워할 곳은 무릎일 거라고 생각했다. 체중이 줄면 관절 부담이 준다는 말을 워낙 많이 들어서다. 그런데 무릎 통증은 100일이 지나고, 몇 년 만에 가장 가벼운 몸일 때 찾아왔다. 이 모순이 계속 걸려서, 이번엔 체중 감량이 무릎 부담을 실제로 얼마나 줄이는지, 그리고 그 계산이 어디서부터 안 맞는지 직접 따져봤다.
체중 1kg이 무릎에는 4kg이다
가장 자주 인용되는 숫자는 2005년 미국 웨이크포레스트대 메시에(Messier) 연구팀의 논문이다. 무릎 관절염이 있는 과체중·비만 고령자들에게 18개월간 식이·운동 프로그램을 시키고, 걸을 때 무릎에 실리는 힘을 측정했다. 결과는 체중 1파운드가 줄 때마다 걸음당 무릎 하중이 약 4파운드 줄었다는 것. 킬로그램으로 바꿔도 비율은 같다. 1kg 빠지면 한 걸음에 무릎이 받는 힘이 약 4kg 준다.
내 숫자를 넣어봤다. 15.6kg 감량에 4를 곱하면 걸음당 약 62kg. 하루 6,000보를 걷는다면 무릎이 안 받아도 되는 하중이 대략 370톤이다. 곱셈을 직접 써보기 전까지는 이 정도일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줄넘기는 걷기와 곱하는 숫자가 다르다
걷기는 대략 체중의 1~1.5배로 착지한다. 조깅은 2~3배. 줄넘기 착지는 보통 체중의 3~5배로 본다. 지난 스트레칭 글에서 썼던 그 숫자다. 그래서 걷기 연구 결과를 줄넘기에 그대로 옮길 수는 없다.
줄넘기 배수로 다시 계산해봤다. 90.9kg일 때 착지 한 번은 273kg에서 455kg 사이였다. 75.3kg인 지금은 226kg에서 377kg. 착지 한 번당 47~78kg이 줄었다. 큰 숫자고, 체중 감량의 진짜 이득이다. 다만 가벼워진 지금도 여전히 체중의 3~5배를, 한 번 뛸 때마다 천 번씩 받아내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 하중이 어디로 가는지, 쉽게 풀면
무릎 안을 그림으로 떠올리니 이해가 빨랐다. 허벅지 뼈(대퇴골)가 정강이 뼈(경골) 위에 얹혀 있다. 두 뼈 끝은 관절 연골이라는 미끄러운 층으로 덮여 있어 서로 부드럽게 미끄러진다. 그 사이에 반달 모양 쿠션 두 개, 반월판이 있다. 충격을 흡수하는 패드다. 앞쪽에는 무릎 뚜껑뼈(슬개골)가 있고, 허벅지 앞 근육(대퇴사두근)과 힘줄이 여기에 붙어 착지를 제어한다. 브레이크 역할이다.
착지하면 충격은 대퇴골을 타고 내려와 연골과 반월판을 거쳐 경골로 간다. 대퇴사두근이 착지를 늦추면서 흡수해 주는 만큼, 연골이 받는 몫은 줄어든다. 그리고 여기서 정신이 번쩍 든 부분이 있다. 연골과 반월판은 한번 닳으면 다시 잘 안 생긴다. 반면 근육은 나이가 들어도 키울 수 있다.
그래서 살 빠진 뒤에 무릎이 아팠던 이유
체중 감량이 상쇄하지 못한 게 세 가지 있었다. 첫째, 횟수. 첫날 300개로 시작해 몇 주 만에 하루 1,000개를 넘겼다. 착지 한 번의 부담은 줄었지만 착지 횟수가 세 배 넘게 늘었으니, 하루 총량으로 보면 무릎 부담은 오히려 올라갔다.
둘째, 바닥. 100일의 대부분을 스포츠센터 GX룸에서 뛰었다. 콘크리트 위에 나무판만 깐 바닥이라 쿠션층이 없다. 반발력이 그대로 관절로 들어온다. 쿠션층이 있는 지하 스쿼시코트로 옮긴 게 처음으로 체감되는 완화였다.
셋째, 근육. 인바디 결과지에서 체중은 15.6kg 줄었는데 골격근량은 -0.3kg이었다. 곱해지는 기준값은 작아졌지만, 착지를 받아줘야 할 브레이크는 하나도 세지지 않았다. 스쿼트와 런지를 넣은 건 통증이 이미 온 다음이었다.
이 연구가 말하지 않는 것
1kg당 4kg이라는 비율은 조심해서 써야 한다. 메시에 연구는 이미 무릎 관절염이 있는 고령자의 걷기를 본 것이지, 40대가 줄넘기를 뛰는 상황이 아니다. 줄넘기 배수도 널리 인용되는 추정치일 뿐, 착지 자세와 신발, 바닥에 따라 달라진다. 그러니 위 표는 효과의 방향과 대략의 크기를 가늠하는 도구지, 내 무릎을 잰 값이 아니다. 경험으로 말할 수 있는 건 방향은 맞았다는 것이다. 몸이 가벼워지니 무릎이 편해졌고, 그 이득을 횟수로 덮어버리기 전까지는 그랬다.
지금 이 숫자로 하고 있는 것
체중을 75kg대로 유지하는 건 이제 다이어트 문제이면서 무릎 문제가 됐다. 슬그머니 1kg이 돌아오면 걸음마다 4kg, 착지마다 최대 5kg이 무릎에 더 얹힌다. 그 외에는 스쿼시코트를 예약할 수 있는 날은 거기서 먼저 뛰고, 하체 근력운동을 주 2회 넣고, 착지 자세를 계속 점검하고, 최근에 바꾼 스트레칭 순서를 지킨다. 어느 하나 극적인 건 없다. 다 합쳐서 통증을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만들었을 뿐이고, 잠을 못 잔 다음 날 아침엔 여전히 무릎이 먼저 티를 낸다.
정리하며
15.6kg을 빼서 걸음마다 약 62kg, 줄넘기 착지마다 최대 78kg을 무릎에서 덜어냈다. 이건 사실이고, 체중 감량의 이득 중 가장 덜 언급되는 부분이다. 다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했다. 착지 횟수를 세 배로 늘렸고, 딱딱한 바닥에서 뛰었고, 충격을 받아줄 근육은 키우지 않았기 때문이다. 40대에 줄넘기로 살을 빼고 있다면, 킬로그램만 세지 말고 착지 횟수도 같이 세어보길 권한다.
참고 자료
Messier SP 외. Weight loss reduces knee-joint loads in overweight and obese older adults with knee osteoarthritis. Arthritis & Rheumatism, 2005. https://pubmed.ncbi.nlm.nih.gov/159863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