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내내 땀을 뻘뻘 흘리며 줄넘기를 했다. 스포츠센터에서 30분만 뛰어도 티셔츠가 흠뻑 젖었고, 그만큼 물도 잘 마셨다. 그런데 요 며칠 아침저녁으로 선선해지면서 이상한 걸 느꼈다. 물병을 하루 종일 옆에 두고도 절반도 못 비우는 날이 늘었다. 90.9kg에서 75.3kg까지 줄넘기로 체중을 뺀 뒤로 식사량과 운동은 꼬박꼬박 챙겼는데, 정작 물 마시는 습관은 여름 한철짜리였던 셈이다. 환절기 수분 섭취가 왜 다이어트 유지에도 중요한지, 요즘 다시 어떻게 챙기고 있는지 정리해본다.
여름엔 왜 그렇게 잘 마셨을까
돌이켜보면 여름엔 특별히 의식하지 않아도 물을 잘 마셨다. 땀이 많이 나니 갈증이 자주 왔고, 갈증이 오면 반사적으로 물을 찾았다. 줄넘기를 뛰고 나면 목이 바짝 마르는 느낌이 들어서 500ml 물병을 하루에 서너 병은 비웠다. 몸이 알아서 신호를 보내주니 따로 신경 쓸 일이 없었다.
선선해지니 갈증 신호가 둔해진다
의학적으로 복잡한 얘기는 아니다. 쉽게 풀면 이렇다. 더울 때는 몸이 열을 식히려고 땀을 많이 낸다. 땀으로 수분이 빠져나가니 뇌가 곧바로 갈증 신호를 보낸다. 그런데 선선해지면 땀이 줄고, 땀이 준 만큼 뇌가 보내는 갈증 신호도 약해진다. 몸에 물이 덜 필요해진 게 아니다. 필요를 알려주는 신호 자체가 둔해지는 것뿐이다. 그래서 실제로는 여름과 비슷한 양의 수분이 필요한데도, 목이 마르다고 느끼는 횟수만 줄어드는 착시가 생긴다.

물 부족 신호, 나는 이렇게 알아챘다
갈증을 못 느낀다고 몸이 괜찮은 건 아니었다. 며칠 지나니 입술이 자주 트고, 특별한 이유 없이 오후에 머리가 지끈거렸다. 잠은 충분히 잤는데도 오후만 되면 축 처지는 날이 늘었다. 제일 헷갈렸던 건 배고픔이었다. 출출하다 싶어 간식을 찾았는데, 물 한잔 마시고 나니 허기가 슬그머니 사라진 적이 몇 번 있었다. 갈증과 배고픔 신호가 뇌에서 비슷한 경로로 처리되다 보니, 목이 마른 걸 배가 고픈 걸로 착각하기 쉽다고 한다.

요즘 다시 챙기는 4가지 습관
거창한 계획을 세우진 않았다. 하루 루틴에 물 마시는 타이밍만 몇 개 끼워 넣었다. 일어나자마자 공복에 물 한 컵, 스포츠센터 갈 때 물병 챙겨서 줄넘기 전후로 나눠 마시기, 커피 한 잔을 마시면 물도 한 잔 더 마시기, 저녁엔 카페인 대신 미지근한 물이나 보리차로 마무리하기. 이 네 가지만 지켜도 하루 수분 섭취량이 눈에 띄게 늘었다.

아직 완벽하지는 않다
이렇게 정리해놓고도 매일 지키진 못한다. 저녁 약속이 있는 날은 물병 챙기는 걸 깜빡하고, 바쁜 날은 커피만 두세 잔 마시고 물은 한 모금도 안 마신 채 하루를 넘기기도 한다. 줄넘기로 살을 뺐다고 몸 관리가 전부 완성된 건 아니라는 걸 이럴 때마다 다시 느낀다. 그래도 예전보다는 확실히 나아졌다. 최소한 오후에 머리가 지끈거리면 커피가 아니라 물부터 찾게 됐다는 것, 그거 하나는 달라졌다.
정리하며
여름엔 갈증이 알아서 물을 챙겨줬는데, 선선해지니 그 알람이 꺼진 셈이다. 몸이 물을 덜 원하는 게 아니라 신호가 둔해진 것뿐이라는 걸 알고 나니, 갈증을 기다리지 않고 시간에 맞춰 물을 마시는 쪽으로 습관을 바꾸는 중이다. 완벽하게 지키진 못해도, 최소한 환절기에 여름철 습관이 그대로 흐지부지되지는 않도록 계속 챙겨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