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복혈당 122 이후, 밥 먹는 순서와 식후 10분 걷기부터 바꿨다

지난 검진 결과표에서 공복혈당 122, 당화혈색소 6.5%라는 숫자를 받고 두 달이 지났다. 그 글에서는 이 숫자가 무슨 뜻인지 풀어 쓰는 데서 끝났는데, 정작 그 뒤로 뭘 바꿨는지는 적지 않았다. 병원에서 상담을 권했고, 나는 약 이야기가 나오기 전에 먼저 식후 혈당 스파이크부터 잡아보기로 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거창한 식단이 아니라 밥 먹는 순서와 식후 10분 걷기, 이 두 가지가 전부였다.

숫자를 다시 보니, 생각보다 경계선에 가까웠다

공복혈당은 100 미만이 정상, 100에서 125까지가 당뇨 전단계다. 126부터 당뇨로 본다. 내 수치 122는 전단계 안에서도 위쪽이었다. 당화혈색소는 지난 2~3개월 평균 혈당을 보여주는 값인데, 5.7 미만이 정상이고 6.5부터는 당뇨 진단 기준선에 걸친다. 내 6.5%는 딱 그 선 위에 있었다. 결과표에 ‘의사 상담 권고’가 두 줄이나 찍힌 이유를 표로 정리해 보고 나서야 실감이 났다. 90.9kg에서 75.3kg까지 뺐는데도 이 항목은 따라오지 않았다.

식후 혈당 스파이크가 뭐길래

밥을 먹으면 탄수화물이 포도당으로 바뀌어 피로 들어온다. 이때 혈당이 짧은 시간에 확 치솟는 걸 식후 혈당 스파이크라고 부른다. 보통 식사 후 30분에서 60분 사이에 가장 높이 올라간다. 문제는 이게 매일 세 번씩 반복되면 인슐린을 만드는 췌장이 계속 무리한다는 점이다. 공복혈당은 아침 한 번 재는 숫자지만, 당화혈색소는 이런 스파이크가 쌓인 평균이다. 그러니까 내 6.5%는 하루 세 번의 식사가 만든 결과였던 셈이다.

같은 밥, 순서만 바꿨다

제일 먼저 바꾼 건 젓가락이 가는 순서다. 국과 반찬, 특히 채소 반찬부터 먹고 고기나 생선 같은 단백질을 먹은 뒤 밥은 마지막에 먹는다. 올해 이화여대 연구팀이 발표한 결과를 보면, 채소를 먼저 먹었을 때 식후 최고 혈당이 평균 125 mg/dL 정도였는데 탄수화물부터 먹으면 147까지 올라갔다. 혈당이 올라간 면적으로 비교하면 74% 정도 차이가 났다고 한다. 채소의 섬유질이 먼저 들어가면 뒤에 오는 탄수화물이 천천히 흡수된다는 설명이었다. 밥상은 그대로고 순서만 바꾸는 거라 첫날부터 할 수 있었다. 식사 시간이 5분쯤 늘었을 뿐이다.

숟가락 놓고 바로 나가는 10분

두 번째는 식후 10분 걷기다. 처음엔 소화 좀 시키고 걷자는 생각이었는데, 찾아보니 식사 직후에 바로 걷는 게 30분 뒤에 걷는 것보다 혈당 피크를 낮추는 데 효과가 컸다는 연구가 있었다. 혈당이 정점을 찍기 전에 근육이 포도당을 먼저 써버리는 원리다. 그래서 점심은 식당에서 나오면 사무실 주변을 한 바퀴 돌고 들어가고, 저녁은 식탁을 정리하자마자 아파트 단지를 한 바퀴 걷는다. 저녁에 줄넘기를 뛰는 날은 스포츠센터까지 걸어가는 것으로 대신한다. 10분이라 부담이 없어서 두 달째 거의 빠지지 않았다.

저녁 밥 양은 3분의 2로

세 번째는 저녁 탄수화물이다. 순서를 바꾸다 보니 밥이 마지막에 오는데, 채소와 단백질을 먼저 먹으면 밥 한 공기를 다 못 채우는 날이 많았다. 그래서 아예 저녁 밥은 3분의 2만 담는다. 면이나 빵이 먹고 싶으면 점심으로 돌린다. 술자리가 있는 날은 안주도 같은 순서로 간다. 샐러드나 두부 같은 것부터 시작하고 탄수화물 안주는 뒤로 미룬다.

아직 모르는 것

솔직히 이 세 가지로 혈당이 얼마나 내려갔는지는 아직 모른다. 재검을 받지 않았고, 집에 혈당계도 없다. 몸으로 느끼는 변화는 있다. 점심 먹고 두 시쯤 몰려오던 졸음이 확실히 줄었고, 오후에 단 게 당기는 일도 덜하다. 하지만 그건 느낌이지 숫자가 아니다. 다음 검진에서 공복혈당과 당화혈색소가 실제로 어떻게 나오는지 확인하고 나서야 이 방법이 나한테 맞았는지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때 수치가 안 좋으면 병원에서 권한 대로 약 상담을 미루지 않을 생각이다.

정리하며

공복혈당 122, 당화혈색소 6.5%는 줄넘기로 15.6kg을 빼고도 남아 있던 숫자였다. 운동은 충분히 했으니 이번엔 먹는 쪽을 손봤다. 채소와 단백질 먼저, 밥은 마지막에. 먹고 나면 바로 10분 걷기. 저녁 밥은 3분의 2. 돈이 들지 않고 오늘 저녁부터 할 수 있는 것들이라 두 달을 이어올 수 있었다. 효과는 다음 검진표가 말해줄 것이다. 그 결과도 좋든 나쁘든 그대로 적어두려 한다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