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복혈당 122, 당화혈색소 6.5%. 지난 건강검진 결과표를 다시 열어보니 적혀 있던 숫자였습니다. 그 글에서는 결과를 있는 그대로 옮겨 적기만 했는데, 정작 이 숫자들이 정확히 뭘 뜻하는지, 왜 병원에서 상담을 권했는지는 제대로 짚고 넘어가지 못했습니다. 오늘은 그 부분을 조금 더 풀어보려 합니다.
공복혈당 122가 뜻하는 것
공복혈당은 8시간 이상 아무것도 먹지 않은 상태에서 혈액 속에 남아있는 포도당 양을 재는 검사입니다. 정상 범위는 74~99, 100~125는 공복혈당장애, 126 이상이면 당뇨로 봅니다. 제 수치인 122는 공복혈당장애 구간 중에서도 꽤 위쪽에 걸쳐 있는 숫자였습니다. 당뇨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안심할 수 있는 숫자도 아니라는 뜻입니다.

공복혈당이 검사 당일 아침의 상태를 보여준다면, 당화혈색소(HbA1c)는 최근 2~3개월간의 평균 혈당을 보여줍니다. 적혈구 속 헤모글로빈에 포도당이 얼마나 달라붙어 있는지를 측정하는 방식이라, 하루이틀 컨디션에 따라 크게 흔들리지 않습니다. 정상은 4.0~5.6%, 5.7~6.4%는 당뇨 전단계, 6.5% 이상부터는 당뇨 진단 기준에 해당합니다. 제 수치 6.5%는 정확히 그 경계선 위에 있었습니다.

당뇨 전단계와 인슐린저항성, 무슨 관계일까
당뇨 전단계라는 말이 낯설게 느껴질 수 있는데, 이 단계에서는 이미 몸속에서 인슐린저항성이라는 현상이 진행되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식사 후 혈당이 오르면 췌장이 인슐린을 분비해 혈당을 낮추는데, 세포가 인슐린에 둔감해지면 같은 양으로는 효과가 떨어지고, 췌장은 더 많은 인슐린을 뿜어내야 합니다. 이 상태가 오래 이어지면 공복혈당과 당화혈색소가 함께 올라가는 식으로 나타납니다.

90.9kg에서 75.3kg까지 뺐는데, 왜 혈당은 그대로였을까
체중을 15kg 넘게 줄이고 줄넘기를 100일 넘게 이어왔으니, 혈당도 당연히 정상으로 돌아왔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간수치(AST 26, ALT 22, 감마지티피 19)는 셋 다 정상범위로 돌아왔는데, 혈당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찾아보니 체중 감량이 인슐린 민감도를 개선하는 데는 시간이 걸리고, 유전이나 나이, 원래 췌장 기능 같은 다른 요인도 함께 작용한다고 합니다. 운동과 체중 감량이 무의미하다는 뜻은 아니고, 그것만으로 모든 수치가 한 번에 맞춰지지는 않는다는 걸 이번에 알게 됐습니다.
지금부터 하려는 것
결과지에는 정확한 진단과 상담을 위해 병원에 내원하라고 적혀 있었고, 저는 아직 그 상담을 받으러 가지 못했습니다. 자가 진단이나 인터넷 정보로 결론을 내릴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는 걸 알기 때문에, 조만간 내과에 가서 정확히 확인해볼 계획입니다. 그 전까지 제가 할 수 있는 건 식사 순서를 채소·단백질 먼저로 바꾸고, 정제 탄수화물과 술자리 빈도를 조금 더 의식하는 정도입니다. 병원 상담 결과는 받는 대로 이 블로그에 다시 정리해서 남기겠습니다.
정리하며
공복혈당 122, 당화혈색소 6.5%라는 숫자를 그냥 흘려보내지 않고 이번엔 제대로 찾아봤습니다. 둘 다 당뇨로 넘어가기 직전 경계에 있다는 뜻이고, 이 상태에서 몸속에서는 인슐린저항성이 진행되고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체중을 줄이고 운동을 꾸준히 해도 이 수치가 저절로 따라오지 않을 수 있다는 것도 이번에 배운 부분입니다. 비슷한 결과지를 받아 든 분이 있다면, 저처럼 미루지 말고 병원 상담부터 예약해보시길 권합니다.